5060세대는 왜 자산이 있어도 계속 일하나 — "가난해서 일한다"가 놓친 것
5060세대가 계속 일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오래된 정답이 있었습니다. 노후 준비가 안 돼서. 연금이 부족해서. 즉 가난해서.
지금 50대에서 60대에 걸쳐 있는 이 구간은 인구로만 약 1,660만 명입니다. 1차 베이비부머(1955~63년생) 약 705만 명과 2차 베이비부머(1964~74년생) 약 954만 명을 합한 규모이고, 2034년까지 순차적으로 고령층에 들어섭니다. 이 거대한 집단을 한 덩어리로 놓고 "노후가 불안해서 일한다"고 설명해온 셈입니다.
이 설명은 지금도 한국 고령 노동의 중요한 한 축입니다. 실제로 고령 취업자의 33%가 단순노무직에 종사하고, 연금 수급액이 낮을수록 노동 참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는 반복해서 확인됩니다.
그런데 2026년 6월 국회미래연구원이 낸 보고서는 여기에 다른 질문을 겹칩니다. *가난해서 일하는가*가 아니라, 누가 어떤 조건에서 왜 계속 일하는가입니다. 그리고 10년 간격의 같은 조사를 비교한 결과, 익숙한 그림과 어긋나는 숫자들이 나왔습니다.
1. 자산이 많을수록 일을 더 하고 있었다
가장 반직관적인 대목입니다. 보고서는 개인 순자산이 많을수록 오히려 노동참여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고 보고합니다. 자산이 노동을 대체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특히 부부·동거 가구에서는 자산이 노동을 줄이는 이유가 아니라 노동을 떠받치는 기반으로 작동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반면 단독 가구는 자산 수준과 무관하게 노동참여가 낮았는데, 고령 여성 비중이 높고 노동시장·연금 이력이 취약한 구조적 특성이 겹친 결과로 해석됩니다.
연금도 단순한 대체 관계가 아니었습니다. 국민연금이 노동을 일직선으로 줄이지 않았고, 오히려 일정 수준 연금을 받는 집단에서 노동참여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2. 지금 60대 초반은 어떤 사람들인가
이 변화의 상당 부분은 개인이 마음을 바꿔서가 아니라 다른 세대가 그 나이에 도착했기 때문입니다.
2014년의 만 61~65세는 1949~53년생이었고, 2024년의 만 61~65세는 1959~63년생입니다. 같은 연령대를 비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른 세대를 비교한 셈입니다.
| 만 61~65세 | 2014년 | 2024년 |
|---|---|---|
| 남성 노동참여율 | 64.7% | 75.9% |
| 여성 노동참여율 | 33.8% | 49.9% |
| 남성 대졸 이상 | 19.0% | 44.8% |
| 여성 대졸 이상 | 5.4% | 18.7% |
가구순자산 중위값도 2억 5천만 원에서 3억 2천만 원으로 약 28% 올랐습니다.
그리고 이 흐름은 계속됩니다. 1차 베이비부머(1955~63년생, 약 705만 명)는 이미 고령기에 들어섰고, 2차 베이비부머(1964~74년생, 약 954만 명)는 2024년부터 11년에 걸쳐 순차 진입 중입니다. 2차 베이비부머의 대졸 이상 비율은 33.6%로 1차보다 약 1.8배 높습니다.
3. 소득도 하나로 묶기 어렵다
"고령 일자리 = 저임금"이라는 인식도 연령대를 나눠 보면 달라집니다.
- 만 61~65세 임금근로자의 71.0%가 월 200만 원 이상 구간
- 만 61~65세 자영업자의 54.1%가 월 300만 원 이상 구간
- 만 61~65세 상용직의 74.0%가 월 200만 원 이상
반면 같은 고령층 안에서도 만 76세 이상 임시·일용직은 81.3%가 월 100만 원 미만에 몰려 있습니다.
즉 고령 노동은 한 덩어리가 아니라 중간층의 노동 지속과 결핍 속 노동이 함께 있는 구조입니다. 나이가 올라갈수록 임금근로 비중은 61~65세 62.8%에서 76세 이상 46.9%로 떨어집니다.
4. 그럼 왜 계속 일하는가
보고서는 노동 지속의 가장 큰 이유가 여전히 경제적 필요라고 인정합니다. 다만 정서·건강·사회적 교류 같은 비경제적 동기가 함께 작동하고, 학력이 높아질수록 경제적 이유의 비중은 줄고 비경제적 이유의 비중이 커지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일을 그만둔다는 건 소득만 없어지는 게 아닙니다. 하루의 시간 구조, 가족 밖의 사람 관계, 함께 무언가를 한다는 감각, 사회적 위치와 정체성이 한꺼번에 사라집니다. 소득이 충분해도 일을 놓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5. 은퇴는 절벽이 아니라 형태 변경이었다
같은 사람의 10년치 이동을 추적한 결과도 흥미롭습니다. 상용직 출신은 나이가 들수록 상용직 유지 비율이 낮아지고 임시직·자영업으로 옮겨갔습니다. 관리·전문직과 사무직도 고령기에 서비스·판매·단순노무로 분산됐습니다.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빠져나가기보다 지위와 직업을 바꾸며 이어지는 형태입니다. 문제는 그 형태 변경이 대체로 아래 방향이었다는 점입니다. 한국은 법정 정년 이전에 주된 일자리에서 이탈한 뒤 임시·일용직이나 자영업으로 재진입하는 구조가 넓게 나타납니다.
여기서 실용적인 질문이 나옵니다. 형태를 바꿔야 한다면, 어느 방향으로 바꿀 것인가. 경력이 그대로 값이 되는 형태(자문·심사·평가·강의)로 옮길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6. 학력보다 제도가 더 큰 변수였다
보고서의 2034년 시나리오 분석에서 눈에 띄는 결론이 하나 있습니다. 학력 상승만으로는 노동참여율 증가 폭이 제한적이었고, 정년연장과 계속고용이 결합될 때 상승 폭이 크게 확대됐습니다.
개인이 아무리 준비해도 제도가 받쳐주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 반대로 제도 변화가 오면 준비된 사람이 먼저 움직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글이 다루지 않는 것
- 개인의 은퇴 자금 계산. 이 글은 집단 통계를 읽은 것이지 개별 재무 설계가 아닙니다.
- 지출 측면. 보고서 스스로 밝히듯 자녀 지원·주거비 같은 지출 부담과 자산-부채 결합 구조는 분석에서 빠져 있습니다. 자산이 3억이라도 부채와 지출을 빼면 사정은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 인과관계. 자산이 많아서 일하는 것인지, 계속 일해서 자산이 많은 것인지 이 자료로는 가릴 수 없습니다. 보고서도 인과 식별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명시합니다.
- 취약 집단의 사정. 연금 사각지대, 사별 단독가구, 여성 불안정 노동자처럼 결핍 속에서 일을 놓지 못하는 집단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이 글의 논지가 그 사정을 지우지 않습니다.
정리
5060세대의 노동을 "가난해서 하는 일"로만 보면 두 가지를 놓칩니다. 자원이 있는 사람도 계속 일한다는 사실과, 그들이 원하는 일의 형태가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60대에 들어서는 세대는 대졸 비율이 두 배 이상 높고, 자산도 앞 세대보다 두텁고, 그러면서 노동참여율은 더 높습니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소득 보완용 단시간 자리가 아니라 20년 이상 쌓은 것이 값으로 인정되는 자리입니다.
늘어나는 일자리가 실제로 어떤 자리인지는 새 일자리 10개 중 8개가 60대에서 통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개인 순자산이 많을수록 노동참여 가능성이 오히려 높게 나타남
- 만 61~65세 임금근로자 71.0%가 월 200만 원 이상 소득 구간
- 반면 만 76세 이상 임시·일용직은 81.3%가 월 100만 원 미만
- 만 61~65세 노동참여율 10년새 남 64.7→75.9%, 여 33.8→49.9%
- 2차 베이비부머 954만 명이 2024년부터 11년간 순차 진입, 대졸 33.6%
- 학력 상승만으론 제한적 — 정년연장·계속고용 결합 시 참여율 크게 확대
자주 묻는 질문
자산이 많으면 일을 덜 해야 정상 아닌가요?
국회미래연구원 보고서에서는 개인 순자산이 많을수록 노동참여 가능성이 오히려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부부·동거 가구에서 자산이 노동의 기반으로 작동하는 경향이 확인됐습니다. 다만 이 자료로는 자산이 많아서 일하는지, 계속 일해서 자산이 많은지 인과관계를 가릴 수 없습니다.
60대 초반이면 소득이 얼마나 되나요?
만 61~65세 임금근로자의 71.0%가 월 200만 원 이상 구간에 분포했고, 자영업자는 54.1%가 월 300만 원 이상이었습니다. 상용직만 보면 74.0%가 월 200만 원 이상입니다. 반면 만 76세 이상 임시·일용직은 81.3%가 월 100만 원 미만으로, 같은 고령층 안에서도 격차가 큽니다.
2차 베이비부머는 언제 은퇴 연령에 들어서나요?
1964~74년생 약 954만 명이 2024년부터 11년에 걸쳐 법정 은퇴연령에 순차 진입 중입니다. 1차 베이비부머(1955~63년생, 약 705만 명)와 합치면 2034년까지 약 1,660만 명이 고령층에 합류합니다. 2차 베이비부머의 대졸 이상 비율은 33.6%로 1차보다 약 1.8배 높습니다.
연금을 받으면 일을 그만두게 되나요?
단선적이지 않았습니다. 국민연금은 노동을 일직선으로 감소시키지 않았고, 일정 수준 연금을 받는 집단에서 노동참여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다만 국민연금·개인연금·기초연금을 합친 총연금 수준이 높아질수록 노동참여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돈 말고 다른 이유로도 일하나요?
노동 지속의 가장 큰 이유는 여전히 경제적 필요였습니다. 다만 정서·건강·사회적 교류 같은 비경제적 동기도 함께 작동했고, 학력이 높아질수록 경제적 이유의 비중이 줄고 비경제적 이유의 비중이 커지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정년연장이 되면 상황이 달라지나요?
보고서의 2034년 시나리오 분석에서는 학력 변화만으로는 노동참여율 증가 폭이 제한적이었던 반면, 정년연장과 계속고용이 결합될 경우 상승 폭이 크게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개인의 준비보다 제도 변화의 영향이 더 크다는 뜻입니다.
당신의 20년, 이제 프로젝트 단위로 일할 시간입니다.
경력이 값이 되는 자리 찾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