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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만 21% 깎였다 — 계속고용이 손대지 못한 것

같은 일을 하는데 임금만 줄었다. 조정해야 할 변수는 따로 있었다
VELOR 편집팀 · 2026.8.8 · 7분 읽기
핵심 한 줄정년 후 재고용은 임금을 평균 21.4% 깎으면서 업무 내용은 그대로 두는 구조다. 근로시간은 3.4%, 책임은 9.0%만 줄었다. 조정한 변수가 잘못됐다. 유니레버 U-Work는 반대로 임금 단가가 아니라 시간과 업무량에 대한 결정권을 바꿨고, 5년간 1,000명 넘게 참여했다. 개인이 쓸 수 있는 지렛대는 거절할 수 있는 계약을 여러 개 갖는 것이다.

정년이 지나 다시 계약서를 쓴 사람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 있다. "일은 똑같은데 돈만 줄었다."

느낌이 아니라 숫자로 확인된다.

깎인 것과 깎이지 않은 것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이 2023년에 실시한 조사에서, 정년 후 재고용된 사람들의 임금은 평균 21.4% 줄었다. 반면 업무 내용은 대부분 그대로였고, 근로시간은 3.4%, 책임은 9.0%만 줄었다.

한쪽만 20% 넘게 깎이고 다른 쪽은 거의 그대로다. 균형이 맞지 않는다.

기업 쪽 조사도 방향이 같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026년 6월 발표한 조사(30인 이상 500개사)에서 재고용 시 임금이 줄어든다는 응답은 34.2%였고, 줄어든 기업의 평균 감액률은 20.6%였다. 기업 규모가 클수록 감소 응답이 많았다.

문제는 감액이 아니라 '무엇을' 조정했는가

임금을 낮추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하는 일이 줄면 보수도 줄어드는 게 자연스럽다.

문제는 순서가 뒤집혔다는 데 있다. 일은 그대로 두고 가격표만 바꿨다. 그래서 당사자에게는 "같은 값어치의 노동을 싸게 판 것"으로 남고, 회사는 회사대로 동기가 떨어진 사람을 데리고 있게 된다. 양쪽 다 손해다.

같은 조사에서 재고용 대상자를 고르는 기준 1위는 업무 수행능력과 근무 성과(59.5%)였다. 능력을 보고 뽑아 놓고 능력값은 깎는 구조다.

다르게 조정한 회사

유니레버는 2019년 U-Work라는 고용 형태를 만들었다. 핵심을 한 줄로 줄이면 이렇다. 계약은 있지만 정해진 자리는 없다.

작동 방식은 이렇다.

  • 매달 일정액의 기본급을 받는다. 그 달에 일이 없어도 지급된다
  • 연금과 복리후생은 유지된다
  • 프로젝트를 맡으면 그만큼 별도로 받는다
  • 프로젝트는 며칠에서 몇 달짜리이고, 시기가 맞지 않으면 거절할 수 있다

2026년 기준 전 세계에서 1,000명 넘게 참여하고 있고, 연간 수만 일 분량의 업무를 수행한다. 영국에서는 마케팅, 연구개발, 공급망, 인사, 재무, IT까지 걸쳐 있다. 참여자의 상당수가 45세 이상이며, 영국 발표 기준으로 절반이 50세 이상이었다.

무엇이 다른가

두 방식을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분명해진다.

정년 후 재고용은 임금을 약 20% 조정하고, 업무와 시간과 책임은 그대로 둔다.

U-Work는 반대다. 시간과 업무량에 대한 결정권을 조정하고, 시간당 값어치는 그대로 둔다.

한쪽은 가격을 깎았고, 다른 쪽은 구조를 바꿨다.

U-Work에서 소득이 줄어드는 사람도 있다. 다만 그 감소는 일을 덜 맡기로 본인이 정한 결과다. 같은 감소라도 통보받은 것과 선택한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회사가 얻는 것도 분명하다. 오래 일한 사람은 조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지 이미 안다. 다시 가르칠 필요가 없어 투입 첫날부터 성과가 난다. 유니레버가 이 방식을 5년째 늘려온 이유는 배려가 아니라 계산이다.

개인이 지금 할 수 있는 것

제도가 바뀌기를 기다릴 수만은 없다. 회사가 구조를 바꿔주지 않으면 개인이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핵심은 하나다. 거절할 수 있는 계약을 갖는 것.

상근 한 자리에 소득 전부를 걸면 조건을 받아들이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 반대로 자문이나 프로젝트가 두세 건이면 하나를 거절해도 생활이 무너지지 않는다. 그때부터 협상이 가능해진다.

준비는 이렇게 한다.

첫째, 재고용 협상 전에 회사 밖에서 한 건이라도 만들어 둔다. 협회 자문, 공공기관 위원, 후배 회사 프로젝트 무엇이든 좋다. 공공기관 위촉 자리는 상근이 아니면서 경력이 그대로 값이 되는 통로다.

둘째, 자신의 값어치를 시간이 아니라 문제 단위로 정리한다. "품질관리 25년"이 아니라 "협력사 불량률을 3개월에 절반으로 낮춘 방법"이다. 시간으로 팔면 시간당 단가 협상이 되고, 문제로 팔면 해결값 협상이 된다.

셋째, 재고용 조건을 받을 때 임금만 보지 말고 시간과 재량을 함께 협상한다. 20% 깎인 임금을 받아들이더라도 주 4일이나 업무 범위 축소를 얻어내면 그건 감액이 아니라 교환이다.

정리

정년 후 재고용은 임금을 약 20% 낮추면서 업무는 그대로 두는 방식으로 굳어져 왔다. 이건 조정이 아니라 할인이다.

바꿔야 할 변수는 가격이 아니라 시간에 대한 결정권이다. 유니레버가 5년에 걸쳐 확인한 것도 그것이다.

회사가 먼저 바꿔주지 않는다면, 거절할 수 있는 계약을 스스로 여러 개 만드는 것이 개인이 쓸 수 있는 유일한 지렛대다.

요점
  • 재고용 시 임금은 평균 21.4% 감소, 업무 내용은 대부분 그대로
  • 근로시간은 3.4%, 책임은 9.0%만 줄어 조정 균형이 맞지 않는다
  • 능력을 보고 뽑은 뒤 능력값을 깎는 구조 — 조정이 아니라 할인
  • 유니레버 U-Work는 가격이 아니라 시간에 대한 결정권을 바꿨다
  • 개인의 지렛대는 거절할 수 있는 계약을 여러 개 갖는 것

자주 묻는 질문

정년 후 재고용되면 임금이 얼마나 줄어드나요?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의 2023년 조사에서 재고용된 사람들의 임금은 평균 21.4% 줄었습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026년 6월 발표한 30인 이상 500개사 조사에서는 임금이 줄어든다는 응답이 34.2%였고, 줄어든 기업의 평균 감액률은 20.6%였습니다. 기업 규모가 클수록 감소 응답이 많았습니다.

임금이 줄면 일도 그만큼 줄어드나요?

대체로 그렇지 않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업무 내용은 대부분 그대로였고 근로시간은 3.4%, 책임은 9.0%만 줄었습니다. 임금만 20% 넘게 조정되고 나머지는 거의 그대로인 구조입니다. 재고용 대상자를 고르는 기준 1위가 업무 수행능력과 근무 성과(59.5%)라는 점을 함께 보면, 능력을 보고 뽑은 뒤 능력값은 깎는 셈입니다.

다르게 운영하는 사례가 있나요?

유니레버는 2019년 U-Work를 도입했습니다. 매달 기본급과 복리후생을 유지하되 정해진 자리는 없고, 며칠에서 몇 달짜리 프로젝트를 맡으면 별도로 지급받습니다. 시기가 맞지 않으면 거절할 수 있습니다. 2026년 기준 전 세계 1,000명 이상이 참여하며, 영국 발표 기준 참여자의 절반이 50세 이상이었습니다. 임금 단가가 아니라 시간과 업무량에 대한 결정권을 조정한 방식입니다.

재고용 협상을 앞두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첫째, 협상 전에 회사 밖에서 한 건이라도 만들어 둡니다. 협회 자문이나 공공기관 위촉처럼 상근이 아닌 자리가 좋습니다. 둘째, 자신의 값어치를 연차가 아니라 해결한 문제 단위로 정리합니다. 셋째, 임금만 보지 말고 시간과 재량을 함께 협상합니다. 임금 20% 감액을 받아들이더라도 주 4일이나 업무 범위 축소를 얻으면 감액이 아니라 교환이 됩니다.

당신의 20년, 이제 프로젝트 단위로 일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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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머니투데이 — 경총 '정년 후 재고용 제도 운영 실태 및 정책 수요' 조사(2026-06-24, 30인 이상 500개사): 임금 감소 응답 34.2%, 평균 감액률 20.6%, 선별 재고용 80.4% · 한국경제 — 같은 경총 조사: 재고용 제도 운영 83.4%, 대상자 선정 기준 1위 업무 수행능력·근무 성과 59.5% · 이로운넷 —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2023년 조사 인용: 재고용 시 임금 평균 21.4% 감소, 업무 내용 대부분 동일, 근로시간 3.4%·책임 9.0% 감소 · Unilever — Five Years of U-Work(2026-01): 2019년 도입, 전 세계 1,000명 이상 참여, 며칠~몇 달 단위 배정·거절 가능 · Unilever — Building an age-positive workplace(2023): U-Work 참여자의 절반이 50세 이상 · World Economic Forum — U-Work 리테이너 구조 설명 · 중앙일보 — 젊똑노 재취업 보도 (문제 제기 계기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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